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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3 21:54

개헌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



2.4.2. 헌법변천의 요건과 쟁점


헌법이 변천하는 계기로는 ① 입법부의 위헌입법이 계속적으로 집행되는 경우, ② 어떤 국가기관이 헌법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 동일한 권한행사를 반복하는 경우(미국 연방대법원의 위헌법률심사권), ③ 사법부가 헌법내용과 다른 판결을 반복하는 경우, ④ 헌법에 위반되는 관행이나 선례가 누적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그 성립요건으로 최소한 ① 헌법조항의 내용에 변화를 초래하는 일저한 헌법적 관례가 상당한 기간 반복되어야 하고, ② 이 관례가 헌법적 타당성을 가질 만하다는 국민적 승인이 있어야 한다. 요컨대 헌법의 기본이념에 충실한 해석이나 흠결보완의 의미를 가지는 헌법변천은 인정되지만, 헌법침해적 성격을 띠는 관행이나 방치는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중략)


이렇듯 헌법을 도외시할 때는 몰랐지만, 막상 헌법의 규범력을 인정하고 상세히 들여다보면 헌법상 표현이 애매하고 불투명한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렇다고 이에 대해 일일이 개헌으로 임한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서 우리는 일찍이 법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나 나폴레옹이 자신이 편찬하였던 법전(각각 로마법전과 민법전)에 대해 지나치게 애착과 자부심을 가진 나머지 그 법전의 완벽성을 흠을 내는 일체의 주석과 보완을 불허하고 심지어 처벌까지 하겠다고 한 발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법규정은 언어를 매개로 하고, 언어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 변화무상한 것이기 때문에 법전의 불가변적 완전성은 불가능하다. 오랜 시간을 감내하기 위해서 법은 오히려 더욱 추상적이고 간단할수록 좋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불문법이 성문법보다 낫다고 말할 수 있다. 불문법은 법이 없다는 것이 아니고, 법을 유동하는 상태로 남겨 둔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진다. 그렇지만 성문법은 정말 중요한 지침을 사람들에게 강조하고 주의를 주는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근대 이후에는 국민주권 원리와 기본권 선언을 담는 성문헌법전은 모든 국가에게 필수적이다. 헌법변천은 성문헌법 가운데 내재하는 불문헌법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2.4.3. 헌법변천에 대한 헌법적 평가


헌법개정이라는 수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의 탄력적인 운용은 쉽지 않다. 따라서 헌법변천의 동기와 내용이 헌법의 기본이념이나 역사적 발전법칙과 일치하는 경우 그에 충실한 해석이나 흠결보완의 의미를 가지는 헌법변천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를 제외한 공권력의 불행사 또는 정치적 필요에 따른 헌법침해는 부정되어야 한다.




출처: 강경선, 『헌법의 기초』,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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